가족 영화가 점점 보기 힘든 요즘, 오랜만에 극장에서 온 가족이 함께 웃고 감동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났습니다.
바로 2025년 4월 12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출동! 왕엉덩이 히어로: 털복숭이 꼬리 도적단 소탕작전>입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죠? ‘왕엉덩이’, ‘꼬리 도적단’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아이들은 금세 관심을 가지더라고요.
실제로도 이 작품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귀엽고 코믹한 설정은 물론, 어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선까지 잘 담아낸 웰메이드 가족용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영화는 호주산 애니메이션으로, 국내에는 ㈜히스토리필름이 수입하고 ㈜팝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았습니다.
러닝타임은 85분, 관람등급은 전체관람가로 온 가족이 부담 없이 함께 관람할 수 있어요.
귀차니스트 웜뱃의 히어로 변신! 설정부터 신선하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세상 모든 것이 귀찮은 웜뱃 ‘매기’입니다.
무기력하고 고립된 삶을 살던 매기는, 과거 공사장 붕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에요.
오직 실종된 가족을 찾겠다는 생각 하나로 무너진 경기장을 뒤지며 살아가는 매기의 모습은, 어쩌면 어른 관객들에게 더 큰 울림을 줍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매기는 우연히 위기에 빠진 날다람쥐 ‘스위티’를 구하면서 마을의 영웅이 됩니다.
갑작스럽게 영웅이 된 매기, 그리고 조수로 함께하게 된 소심한 스위티. 이 둘의 조합은 영화 전반에 걸쳐 예상치 못한 웃음을 만들어냅니다.
슈퍼 히어로물답게, ‘왕엉덩이 파워’라는 독특한 능력도 등장하는데요.
낙하산도 필요 없는 엉덩이 착지, 땅굴 파기로 순간 이동까지 가능한 슈퍼 울트라 캡숑짱(!) 능력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유쾌하고 엉뚱한 설정이 가득하지만, 동시에 매기의 변화와 성장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른들도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이 작품의 매력이에요. 단순히 어린이만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는 점!
유쾌함 속 감동, 모두가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
영화의 중심에는 ‘용기’와 ‘자신감’이라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매기는 특별한 능력보다, 누군가를 도우려는 의지에서 영웅이 됩니다.
이건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큰 교훈이 되죠. 히어로가 되기 위해 꼭 마법 같은 힘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요.
날지 못하는 겁쟁이 날다람쥐 스위티 또한, 매기와의 만남을 통해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서게 됩니다.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두 캐릭터의 관계는 단순한 우정을 넘어, 진정한 파트너십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두 주인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됩니다.
특히 ‘털복숭이 꼬리 도적단’이라는 악당의 등장은 영화의 흐름에 긴장감을 더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선에서 아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합니다.
이 도적단 역시 단순한 악이 아니라, 자신만의 사연을 가진 존재로 그려져 있어서 흑백 구도가 아닌 입체적인 구성이 돋보였습니다.
이처럼 이 영화는 단순한 선과 악의 대결을 넘어서,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꼭 필요한 감성 아닐까요?
부모도 함께 웃는 가족 애니메이션, 강력 추천합니다
<출동! 왕엉덩이 히어로>의 또 다른 강점은 어른들도 지루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저도 아이와 함께 관람했지만, 오히려 제가 더 몰입해서 본 장면도 많았어요.
영화 곳곳에 배치된 유머 코드가 단순한 어린이식 유머가 아니라, 어른들도 피식 웃게 되는 절묘한 센스가 담겨 있었거든요.
게다가 러닝타임이 85분으로 짧지 않으면서도 길지도 않아, 아이들이 집중력을 유지하며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전체 관람가 등급답게 자극적인 장면이 없고, 영화 전반에 흐르는 따뜻한 분위기 덕분에 부모님도 안심하고 함께 관람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보고 난 후, 아이와 자연스럽게 ‘진짜 히어로는 누구일까’, ‘내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준 적이 있을까’ 같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이 참 좋았습니다.
아이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영화, 흔치 않죠.
결론: 따뜻하고 유쾌한 시간, 지금 바로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출동! 왕엉덩이 히어로: 털복숭이 꼬리 도적단 소탕작전>은 단순히 웃고 즐기는 애니메이션이 아닙니다.
귀엽고 코믹한 요소는 물론, 성장과 극복, 우정과 용기 같은 메시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쉽고 즐겁게 풀어낸 작품이에요.
영화관 나서는 길에 기분이 한결 따뜻해지고, 아이와 나눈 대화가 기억에 남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와 함께 극장에서 '왕엉덩이 히어로'를 만나보세요. 어쩌면 우리 아이도, 어쩌면 우리도 누군가의 슈퍼 히어로가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